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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짬이 여행/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45화 무르익다 그 인생 - 충남 청양 – 칠갑산 10남매, 구기주를 빚는 고부, 윤남석 가옥, 표고버섯의 고장 청양, 칠갑산 어머니 길, 청양고추 크림치즈, 꼭지 따는 ..

by multimillionaire oz 2021.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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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무르익다 그 인생 – 충남 청양

2021년 11월 20일 19:10 방송

제 145화 무르익다 그 인생 – 충남 청양

충청남도의 정중앙.
국민 애창곡 ‘칠갑산’이 에워싸고,
금강 상류의 지천을 굽어보는 동네, 청양.
이 가을, 계절의 풍성함을 머금고
그 어느 곳보다 붉게 물들어가고 있는 곳이다.
 
고추보다 맵고,
구기자보다 쌉싸름한 인생도,
어머니의 품처럼 감싸 안아주는 땅. 

 

145번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칠갑산 아흔아홉 굽이마다,
깊어가는 가을처럼 무르익은 인생사들이
깃들어 사는 충남 청양으로 떠난다.

 
▶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 그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천장호는 단풍이 절정에 이른 칠갑산과 어우러져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207M 길이의 출렁다리는 청양의 대표적인 명소. 다리 가운데 ‘청양’하면 빼놓을 수 없는 특산물 고추, 구기자 주탑이 반갑게 맞이한다. 배우 김영철은 출렁다리를 건너 호수 산책로를 걸으며, 칠갑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이웃들을 만나기 위해 충남 청양에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 고추시장 꼭지 따는 어머니들

청양 하면 단연 고추다. 배우 김영철은 고추의 고장답게 가로수에도 귀여운 고추가 달려 있는 읍내를 걷다 고추시장으로 들어선다. 2003년,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따로 분리된 시장은 성수기 하루 평균 2~3만 근이 유통되는 전국의 대표적인 마른 고추 전문 시장이다. 김장철을 앞둔 요즘, 시장에서 제일 바쁜 일손들이 있다. 일명 꼭지 어머니들. 고추 꼭지만 따는 분들인데, 손이 덜 가는 고추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긴 없어선 안 될 작업이란다. 고추 매운 내에 눈물, 콧물 흘러가며 따는 양은 하루 100여 근.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작업량이지만 살림에 보태고 손주들 용돈 쥐여 줄 생각에 어머니들의 손은 잠시도 쉴 새가 없다. 밭에서 농사짓고, 시장에서 꼭지 따고 청양 어머니들의 인생은 이 맵디매운 고추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하지만 매워도 좋아! 한평생 동고동락한 고추 덕에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는 어머니들. 누구보다도 뜨겁게 살아온 청양 고추시장 어머니들을 만나본다.  


 
 ▶ 고추가 치즈를 만났을 때! 청양고추 크림치즈

이맘때 청양읍은 어딜 가나 코끝이 아릿한 매운 내가 가득하다. 배우 김영철은 고춧가루를 빻아 말리는 방앗간을 지나, ‘청양고추와 치즈의 만남’ 이란 간판을 발견한다. 7년 전, 청양으로 귀촌 한 40대 부부가 운영하는 수제 청과 크림치즈 가게. 대표 메뉴는 청양의 특산물이 들어간 청양고추 크림치즈와 구기자 보약 청으로 크림치즈는 고소하면서 사이사이 씹히는 청양고추의 톡 쏘는 매콤함이 입맛을 돋운다. 개업 3개월 차, 청양의 농산물을 활용해 조금씩 메뉴를 늘려가고 있는 부부는 같은 반 짝꿍에서 평생 짝꿍이 된 환상의 복식조. 잘 만든 수제 청과 크림치즈 하나만으로 타지에서도 가게를 찾아올 수 있게끔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는데. 제2의 고향, 청양에 온전히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귀촌 부부의 청양고추 크림치즈를 맛본다. 

▶ 칠갑산 어머니 길

칠갑산은 ‘콩밭 매는 아낙네’로 시작되는 국민 애창곡의 무대다. 가난을 못 이겨 민며느리로 딸을 시집보낸 어머니의 눈물겨운 심정을 담은 노랫말처럼, 칠갑산에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한 많은 인생을 반추할 수 있는 어머니 길이 조성돼 있다. 칠갑 광장을 시작으로 3km에 이르는 등산로 중간중간, 어머니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문구들이 있는 안내도. 걷노라면, 가보지 않고선 자식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길이 부모의 길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 고추는 잊어라! 표고버섯의 고장, 청양

청양의 가을은 고추와 함께 붉게 물들고, 표고버섯과 함께 향기에 취한다?! 청양 하면 으레 고추를 떠올리지만 숨은 특산물로 표고버섯이 유명하다. 임산물 지리적 표시 제47호로 등록된 청양의 표고버섯은 깨끗한 물, 맑은 공기, 큰 일교차로 인해 갓이 두껍고 대가 단단해 식감이 쫄깃하고, 버섯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다. 40여 년 전, 야산에서 키워 연탄으로 말려 어렵게 생계를 이었다는 청양의 표고 농가들. 이제는 시설재배를 잘 갖추고, 자체적인 관리 감독 아래 양질의 버섯을 키우고 있는데. 자식들에게 ‘표고버섯에 절을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표고버섯을 키워 자식들 뒷바라지했다는 유선면, 한상숙 부부. 이맘때 온 가족이 즐겨 먹는다는 표고버섯 육개장을 함께 먹으며, 청양에서 열 아들 부럽지 않은, 효자 작물 표고버섯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청양의 숨은 이야기 윤남석 가옥

청양의 남쪽, 미당리로 발걸음을 돌린 배우 김영철. 초가와 2층 한옥이 한데 모여 있는 가옥을 발견한다. 1900년대 초, 충남 제일의 만석꾼이라 불렸던 윤갑선 씨와 그의 딸 윤남석 씨가 살던 고택. 충청남도 민속문화재 18호로 지정된 곳으로, 시간이 멈춘 듯 진귀한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특히 민가에서는 보기 드물게 2층으로 된 별채는 외국 사신과 문화예술계 인사 등이 모여서 연회를 열었던 곳으로 우리나라 전통양식과 일본식이 절충된 건축기법이 인상적이다. 누구라도 오면 배불리 먹여 보내고, 독립 자금을 남몰래 후원하기도 하며 나눔을 실천했던 윤갑석 씨와 그의 후손들. 이들에게 가옥은 가세가 기울어도 꼿꼿하게 지켜온 자존심, 그 자체란다. 할아버지에서 어머니 그리고 마지막 남은 그녀의 외동딸까지. 변화의 바람에 옹송그리면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옥과 그걸 지키려 이들의 곧은 마음을 들여다본다.

▶ 100년 전통의 구기주를 빚는 고부

청양은 구기자의 시배지이자, 전국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명산지.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는 구기자 수확 철, 직접 농사지은 구기자로 가양주를 담그는 고부를 만난다. 100여 년 전부터, 구기자를 달여 넣은 구기주로 제사를 지내왔다는 하동정씨 종가. 10대 종부인 시어머니는 60년 세월, 하루가 멀다 하고 구기주를 담그며 살아왔는데, 대를 이은 며느리에게 늘 “돈을 벌지 말고 사람을 벌어라”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인즉, 구기주는 약인지라, 정성을 다해 정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술을 빚을 땐 한 치의 꼼수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어머니와 덜렁대기 일쑤지만 그 마음만은 진심인 며느리. 전통을 지켜 죽어서도 이름 석 자 세상에 남길 수 있다는 자부심 하나로 술을 빚는 시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그 곁을 지키는 며느리. 고부의 인생과 혼이 담긴 구기주를 맛본다.

 
▶ 추억도 행복도 열 배! 칠갑산 10남매

 

추수가 끝난 빈 들녘을 걷던 배우 김영철, 노랫말 가사처럼 청양에서 콩밭 아낙네들을 만난다. 마지막 콩을 수확 중인 자매인데, 형제가 몇이냐, 물었더니 무려 10남매란다. 첫째인 큰딸과 열째인 막내아들의 나이 터울이 20년. 하지만 사려 깊은 아버지와 온화한 어머니 밑에서, 10남매는 어느 집보다 우애 깊고 사이좋게 자랐단다. 아들, 딸에 손자까지 다 모이면 70명이 넘는 대가족이 이룬 10남매. 제각각 가정을 이뤘지만 지금도 시간만 나면 부모님이 계시는 청양으로 내려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데. 누구 하나 모나지 않고, 욕심부리지 않으며, 서로를 자기 몸처럼 아끼는 10남매. 함께 살 비비며 자랐던 시절부터 지금껏 10남매의 고향 집은 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사이좋은 칠갑산 10남매의 우애를 엿본다.

 

칠갑산 아흔아홉 골마다 따사로운 가을볕이 스며든 고장, 청양. 자연의 섭리를 따라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11월 20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45화 무르익다 그 인생 – 충남 청양] 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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