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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2021년 국내 상륙·애플·스포티파이 연내 상륙…플랫폼 ‘2021 대전쟁’

by multimillionaire oz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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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거함 상륙작전에 토종업체 합종연횡 등 대응책 분주

 

가뜩이나 치열한 콘텐츠 플랫폼 전쟁이 새해 들어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오티티)의 떠오르는 강자 디즈니플러스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올해 한국 진출을 확정하면서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에 토종 플랫폼들은 전략적 합종연횡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달 연례 투자설명회를 통해 자사 오티티 디즈니플러스를 2021년 한국에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으로 루크 강 전 디즈니 북아시아 지역 총괄을 선임하고, 한국어 번역 등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진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콘텐츠 왕국' 월트디즈니가 오랜 기간 쌓아온 압도적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내에 열성적 팬덤을 거느린 '어벤저스'의 마블을 비롯해 '인사이드 아웃' 등을 제작한 픽사, 루커스필름, 에이비시(ABC), 다큐멘터리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포츠 채널 ESPN 등 디즈니 계열사들의 콘텐츠가 무려 8000여 편에 이른다. 2019년 11월 출범한 디즈니플러스는 이미 30개국에서 868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넷플릭스의 190개국 유료 가입자 수 1억 9500만 명의 절반에 해당한다.

 

애플TV플러스는 지난해 8월 한국 사용자 메뉴를 만들고, 국내에서 인력 채용도 진행해 연내 진출 가능성이 높다. 2019년 11월 출시된 애플TV플러스는 현재 100여 개국에 진출했다. 워너브러더스의 OTT 서비스인 HBO맥스의 국내 진출도 유력하다. '왕좌의 게임' '안투라지' 등 국내에서 인기를 많이 얻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의 오티티 진출도 눈길을 끈다. 쿠팡은 최근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2900원을 내고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은 추가 비용이나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쿠팡플레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출범 초부터 '한국판 아마존'을 꾀한 쿠팡은 지난해 싱가포르 OTT업체 훅(Hooq)을 인수하고, 쿠팡플레이, 쿠팡스트리밍, 쿠팡오리지널, 쿠팡플러스 등 비디오 서비스 관련 상표권을 출원해 콘텐츠 서비스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로켓 와우 회원 500만여명을 묶는다는 전략이다.
다만, 독자 운영 체계로 전개되는 만큼 기존 OTT 서비스와 비교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쿠팡은 최근 영화 ‘도둑들’ ‘내부자들’ ‘관상’ 등을 제작한 투자배급사 쇼박스와 제휴하고, 향후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쿠팡 멤버십을 강화하기 위한 부가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오티티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토종 오티티들은 나름의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씨제이이엔엠(CJ ENM)과 제이티비시(JTBC)가 합작한 '티빙'은 이달 말 첫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예능 프로그램 '대탈출' 등을 만든 정종연 PD가 추리형 예능 '여고 추리반'을 선보인다. 티빙은 이를 시작으로 3년간 4000억 원을 투자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점유율 15% 수준으로, 네이버를 통해 가입자 확대를 노린다.

네이버는 11일 자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에 티빙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월 4900원을 내면 기존 혜택에다 티빙 이용권까지 주겠다는 것이다. 양쪽 모두 회원수를 늘리며 각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와 씨제이는 지난해 10월 6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포괄적 사업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씨제이이엔엠 CJ ENM은 7일 '스카이 캐슬'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 히트작을 배출한 제이티비시스튜디오가 티빙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향후 3년간 4000억 원 넘는 제작비를 투자해 드라마,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지상파 3사와 에스케이티(SKT)가 합작한 '웨이브'도 올해에만 8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었던 왓챠도 3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지난해 연 오리지널 콘텐츠 공모전 당선작을 중심으로 자체 제작을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OTT가 차별화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세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주임연구원은 “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넷플릭스를 그대로 따라 하기엔 자본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며 “일본 대만 등 동남아 주요 업체와 OTT 연합체를 만들어 영리한 성장전략을 펼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음원 서비스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가장 큰 관심사다. 92개국 3억2000만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는 2021년 상반기에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기반으로 한 무료 스트리밍 모델과 광고 없는 유료 스트리밍 모델을 앞세워 기존의 다운로드 중심 음원 시장을 스트리밍 중심으로 바꾼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린다. 6000만 곡 넘는 방대한 음원과 이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큐레이션(추천 서비스) 기능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스포티파이의 행보를 주시하며 나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1위 업체 멜론은 지난달 홈 화면에서 음악 차트를 없애고 개인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편을 단행했다. 멜론 관계자는 “오랜 기간 빅데이터로 축적한 개인별 이용 이력과 취향을 반영해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는 등 이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니도 이용자들이 들은 음악 이력을 333가지 색깔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을 탐험하도록 하는 ‘뮤직컬러’ 서비스를 최근 내놓았다. 지니 관계자는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세밀화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 끼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는 “외국에서 스포티파이는 다운로드 모델의 대안으로써 큰 위력을 발휘했지만, 이미 스트리밍 모델이 자리 잡은 국내 시장에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음악을 진지하게 듣는 이용자들에게 소구 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음악적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차우진 평론가는 “스포티파이는 멜론, 지니 등 국내 음원 플랫폼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콘텐츠 유통 기업과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케이팝 콘텐츠를 더 많이 확보해 글로벌 진출을 돕는 등의 구실을 할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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