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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畵 톺아보기/신화가 있는 그림

[르네상스 명화]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다와 백조"

by multimillionaire oz 2019.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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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다와 백조"그림의 최고 - 르네상스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da and the Swan 1505-10 Oil on panel, 69,5 x 73,7cm Wilton House, Salisbury

백조가 있는 소녀를 묘사 한 그림을 본 적이 있다면 Leda여야 한다. 그리스 신화 중 레다(Leda)는 아이톨리아의 왕 테스티우스(Thestios)와 에우리테미스 사이의 딸로 스파르타 왕 틴다레오스(Tyndareos)의 왕비였다. 어느 날 에우로타스(Eurotas) 강가에서 목욕을 하던 레다는 마침 주신(主神) 제우스의 눈에 띄게 되었다. 

 

"레다와 백조"는 백조의 변신로 신 제우스가 레다를 유혹하거나 강간하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입니다.

레다의 미모에 반한 제우스는 백조로 변신하여 레다의 곁에 다가가 레다의 품에 안기는데 성공했다. 이 “로맨스”의 결과로 이후 레다는 알을 하나 낳았는데, 여기에서 카스토르(Castor)와 폴리데우케스(Polydeuces)가 깨어났다.

그러나 전해내려오는 레다와 백조의 전설에는 이설(異說)이 많다.

일설에는 레다는 제우스와 동침한 그날 남편 틴다레오스(Tyndareos)와도 동침하였다고 한다. 나중에 레다는 두 개의 알을 낳았는데, 여기에서 제우스(Zeus)의 자녀인 폴리데우케스(Polydeuces)와 헬레네(Helene, 트로이 전쟁의 원인인 Helen), 틴다레오스(Tyndareus)의 자녀인 카스토르(Castor)와 클리타임네스트라(Klytaimnestra)가 태어났다.

또 다른 설에는 헬레네는 레다의 자식이 아니라 제우스와 율법의 여신 네메시스의 자식이라고 한다. 네메시스(Nemesis)는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와 관계하여 스파르타의 숲에서 몰래 알을 하나 낳았는데, 레다가 그 알을 거두어 헬레네가 태어나자 데려다 길렀다고도 하는 설도 있다.

 

아무튼 레다와 백조의 전설은 고대로부터 르네상스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소재이다. 이 주제는 고대의 대규모 조각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Ovid(오비디우스는 로마의 시인이다. BC 43년~AD 17년에 살았던 시인으로 그가 태어나기 1년전에 카이사르가 브르투스에게 암살을 당하고 최조의 황제인 아우구스투스가 통치하던 시대에 활동했다. 《변신 이야기》(라틴어: Metamorphoses 메타모르포세스는 오비디우스의 15권에 걸친 시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 가운데 하나이다.) 덕분에 그것은 중세를 통해 잘 알려진 신화였으며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에로틱한 색조로 고전적인 주제로 더 두드러졌다. 또한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것보다 백조와의 교미 행위에서 여자를 묘사하는 것을 고려한 르네상스 사람들의 뒤틀린 도덕성을 밝혀낸다. 레다와 백조의 이 전설은 고대로부터 수많은 예술작품의 주제가 되었고 특히 르네상스 시대에 많은 예술작품의 모티프가 되었다.

 

1. Ancient Mosaic

Leda & the Swan Greco-Roman mosaicC3rd A.D Museum of Cyprus, Nicosia

2. (probably) Timotheos

Roman marble of  Leda and the Swan  ( Prado )

3. Leonardo da Vinci

Leda and the Swan, copy by Cesare da Sesto after a lost original by Leonardo, 1515–1520, Oil on canvas, Wilton House, England.

4. Michelangelo

Drawing by Cornelis Bos after the lost original by Michelangelo / 미켈란젤로의 잃어버린 원본 이후 코넬리스 보스가 그린 그림

 

5. Correggio

Antonio da Correggio(1490–1534) Leda with the Swan, c. between 1531 - 32, Oil on canvas, 152cm x 191cm, Gemäldegalerie, Berlin

6. Francois Boucher

François Boucher (1703–1770) Leda and the Swan, circa 1740

7. Paul Cezanne

Paul Cézanne (1839–1906) Leda and the Swan, between circa 1880 and circa 1882 Oil on canvas 59,8 x 75 cm Barnes Foundation

 

그림을 보셨으니 시를 한편 감상해 보겠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삼은 가장 저명한 문학작품으로는 아마도 20세기 최고의 영문학 시인으로 꼽히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 Yeats·1865~1939)가 남긴 '레다와 백조(Leda and the Swan)'를 들어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14행  아이앰빅 펜타미터 소네트 형식을 한 이 작품을 우선 보자. 

 

레다와 백조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

 

갑작스러운 일격 : 거대한 날개가 여전히 쳐대는

그 아래 비틀거리는 처녀, 그녀 넓적다리, 포옹한 것은

시커먼 물갈퀴, 그녀 목덜미, 사로잡은 것은 그의 부리,

그가 붙잡는다 그녀의 속수무책 젖가슴을 자기 가슴에.

 

어떻게 그 겁에 질린 막연한 손가락들이 밀쳐낼 수 있겠는가

그 깃털 난 영광을 그녀의 풀어지는 넓적다리에서?

그리고 어떻게 육체가, 그 하얀 돌진에 놓여,

느끼지 않겠는가 그 이상한 심장, 누워 박동하는 그것을?

 

떨림, 음부 속 그것이 낳는다 거기에

부서진 벽을, 불타는 지붕과 탑과

죽은 아가멤논을.

 

그렇게 사로 잡혀,

그렇게 공중의 난폭한 피에 지배당하여,

그녀가 입었는가 그의 지식을 그의 권능으로써

무심한 부리가 그녀를 떨어지게 할 수 있기 전에?

 

언어만으로 다소 과장되게 보자면 셰익스피어 영어의 해체-재구성 작업이지만 예이츠 시전집은 이제껏 쓰인 가장 거대하고 위대한 연애시 한 편이기도 하다. 육체가 이상의 천국이자 현실의 지옥이다. 무덤은 육체의 휴식처. 시인이 평생 연모했으나 이혼녀일 때 딱 한 번 살을 섞은 여자 때문이다. 성욕 자체의 아름다움이 가능하다니…. 그게 시인의 현대성 가운데 하나다.  -김정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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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정점에서 시작하는 시 「레다와 백조」

 

Leda and the Swan - W. B. Yeats

 

 

A sudden blow: the great wings beating still

Above the staggering girl, her thighs caressed

By his dark webs, her nape caught in his bill,

He holds her helpless breast upon his breast.

    

How can those terrified vague fingers push

The feathered glory from her loosening thighs? 

How can anybody, laid in that white rush,

But feel the strange heart beating where it lies?

 

A shudder in the loins, engenders there

The broken wall, the burning roof and tower

And Agamemnon dead.

 

Being so caught up,

So mastered by the brute blood of the air,

Did she put on his knowledge with his power

Before the indifferent beak could let her drop?

 

느닷없는 일격, 비틀거리는 소녀 위에

거대한 날개가 아직도 펄럭인다, 검은 물갈퀴는

그녀의 허벅지를 애무하고, 부리는 목덜미를 집는다.

그녀의 여린 가슴을 백조는 제 가슴에 껴안는다.

    

저 겁에 질린 힘없는 손가락이 어찌 밀어낼 수 있으리,

맥 풀린 허벅지에서, 깃털에 싸인 영광을.

백색의 급습, 그 누군들 눕혀진 그곳에서

이상한 심장의 박동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리.

 

떨리는 허리는 거기

무너진 성벽과 불타는 지붕과 망루

죽은 아가멤논을 잉태한다.

 

그렇게 꽉 붙잡힌 채

그렇게 짐승 같은 하늘의 피에 정복당한 소녀는

무심한 부리가 그녀를 떨구기 전에

그의 권능과 예지를 고스란히 전해 받게 되었을까.

예이츠(1865∼1939)의 이 시는 1928년에 발표한 The Tower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의 배경이 되어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신화에 의하면 아에톨리아의 왕녀인 레다가 에우로타스강에서 목욕하고 있는 것을 본 제우스신이 백조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하늘에서 날아와 그녀를 겁탈한다. 질투가 심한 아내 헤라의 눈을 피해 제우스는 황소로, 때로는 뻐꾸기로 변신하여 외도를 하곤 하였다.

 

백조에게 겁탈 당한 레다는 두 개의 알을 낳는다. 하나의 알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아름다운 헬렌이 태어나고, 다른 한 알에서는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아내로서, 십 년 동안의 전쟁에서 돌아온 남편을 살해한 클리템네스트라가 각각 태어난 것이다.

 

예이츠는 인류문명이 2천년을 주기로 하여 순환하는데, 그리스문명 2천년의 시점을 레다와 백조의 교섭(交涉)의 순간으로 본다. 그 신과 인간의 교섭의 순간을 예수의 수태고지(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수태를 알린 일)와 맞먹는 중대한 역사적 순간으로 본 것이다. 예이츠가 이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여 시화한 것이 '레다와 백조'라는 시이다.

 

제우스신이 거대한 백조로 변신하여 하늘에서 쏜살같이 내려와 강에서 목욕하고 있는 레다를 덮치는 이 장면. 난공불락의 트로이 성벽이 끝내는 무너지고 수많은 병사들과 영웅이 전쟁터에서 죽어간 바로 그 전쟁의 최초의 발단. 하늘과 땅, 신과 인간, 백조와 소녀, 짐승스런 욕망과 무력한 의지, 유장한 흐름의 강과 무상한 인간의 역사… 그 완벽한 대비가 이 시에 각을 세우며 드러나 있지 않은가.

 

'느닷없는 일격(A sudden blow)', 비수처럼 던져진 시의 첫 부분은 하나의 극적인 정점이다. 첫 연은 레다가 백조에게 피습 당한 상황의 묘사이지만 성적인 표현이 강렬하다. 아직도 펄럭이는 거대한 날개와 함께 허벅지를 애무하고 여린 가슴을 껴안는 백조의 행동이 그것을 말해준다.

 

둘째 연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하늘의 운명에 대한 탄식. 두 개의 의문문으로 구성된 이 부분은 불가항력에 직면한 인간의 무력함을 화자가 해석해 내고 있다. 그 모든 것이 '백색의 급습(white rush)'이라고 표현된 레다의 의식을 전제하면서.

 

전율하는 여인의 허리에서 잉태되는 것들— 길고도 처참한 십 년 동안의 트로이 전쟁, 영웅의 죽음 등을 이야기하는 이 셋째 연은 극적인 대비가 최고조에 이른다. '떨리는 허리' 란 어쩌면 생명의 극치감일 수도 있는 관능적 표현인데 그로 인하여 태어나게 된 건 역설적으로 아가멤논으로 대표되는 죽음이다. 또한 '짐승 같은 하늘의 피에 정복당한 소녀'라는 구절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본다. 짐승 같은 정복자와 가련한 소녀, 신과 인간, 하늘이라는 천상계와 땅이라는 인간계, 무심한 정복자와 고통받는 피정복자. 어쩌면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 예이츠는 여기에 정치적 시련에 시달려온 아일랜드의 역사와 운명을 암시하여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레다와 백조'라는 같은 제명의 그림을 본다. 신화적인 주제를 격렬하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그려낸 예이츠의 시와 달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 세자레 다 세스토가 그린 '레다와 백조'는 지극히 평화롭고 부드럽다. 많이 보아온 다빈치의 화풍 그대로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처럼 나체의 레다가 서 있다. 백조의 목을 휘감으며 레다는 알 수 없는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데, 그 발치에는 막 알에서 깨어난 아기들이 기어다니고 있다. 이 그림은 레다가 거대한 백조에게 유린당하는 게 아니라 마치 백조와 나란히 서서 정답게 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레다와 백조'는 내 생각으론 다빈치나 세스토의 그림보다도 예이츠의 시가 단연 압권이다.

 

-강인한 (시인)

-《현대시》200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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