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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짬이 여행/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29화 온화하다 그 미소 – 충남 부여 / 낙화암과 부소산성, 75년 국수공장, 궁남지, 규암마을, 젓갈 파스타, 떡 방앗간 카페, 인생 동화책, 홍산 모시

by multimillionaire oz 2021.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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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9화 온화하다 그 미소 – 충남 부여 

제129화 온화하다 그 미소 – 충남 부여 / 2021년 7월 3일 19:10 방송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백제 미학의 아름다움을 설명할 때 인용되는 말이다.

이 구절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동네,

찬란했던 백제의 마지막 수도, 충남 부여이다.  

 

천천히 눈길을 주며 동네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유구한 역사를 가진 왕도의 품격을 만날 수 있다. 

 

백마강의 잔잔한 물결과 부여를 둘러싼 완만한 산세,

장엄히 서 있는 석탑과 그윽한 연꽃향기, 

그리고 부드럽고 온화한 이웃들의 인심과 온정이 바로 그것.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백스물아홉 번째 여정은

백제의 향기가 오롯한 충남 부여로 떠난다.  

 

▶백제의 숨결, 낙화암과 부소산성 

백마강을 거슬러 가다 보면 1500년 전 백제를 만날 수 있다. 황포돛배에 몸을 실은 배우 김영철은 ‘낙화암’을 마주하며, 멸망의 순간에도 충절을 지켰던 백제 여인들의 넋을 기린다. 그리고 낙화암이 자리한 부소산성에 올라 찬란한 문화가 꽃피었던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의 모습을 한눈에 담으며 동네 한 바퀴 첫걸음을 시작한다.

 

 

▶ 75년 국수공장의 특별한 가족

부소산 너머의 한적한 마을로 들어선 배우 김영철은 옛날 전통 방식으로 자연 건조하는 국수 공장을 발견한다. 국수 공장이 많았던 은산면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라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60년이 훌쩍 넘은 기계가 여전히 숨을 헐떡이며 면발을 뽑아내고 있다. 오랜 세월의 맛을 이어가고 있는 건 20여 년 전 국수 공장을 물려받은 박화순 씨.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때, 전 주인 어머니께서 그의 손을 잡아주셨단다. 국수를 계기로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현주인과 전주인의 특별한 인연은 국수 가락처럼 길게 이어지고 있다.

 

 

▶ 천만 송이 연꽃의 향연, 궁남지 

다시 부여읍으로 들어선 서동요의 전설이 깃든 궁남지로 향한 배우 김영철은 짙푸른 연잎의 향연에 눈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백제 무왕 35년(634)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는 33㎡의 연지에 둘러싸여 있어 7월이면 빅토리아연, 홍수련, 왜개연 등 50여 종, 천만 송이 연꽃의 향기가 넘실댄단다. 부여만의 이색 체험도 있었으니, 바로 연지 카누 체험. 연잎 사이를 카누를 타고 누비며 백제의 연인들이 배를 띄우고 사랑을 노래했듯 배우 김영철도 유유자적 뱃놀이의 흥취를 만끽해본다.

 

 

▶ 오래된 동네 규암마을의 시간은 ‘지금’

백제교를 건너 부여의 옛 도심 규암마을로 들어선 배우 김영철. 호남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모든 것이 풍부해 읍내보다 컸던 마을이란다. 왠지 그 시간에 태엽이 멈춘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헌 집을 개조해 공방들이 자리를 잡고 새로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동네 사랑방 의상실 어머니도 다시 사람 사는 것 같다며 새 이웃들을 반긴다. 복작이던 옛날을 추억하며 그 모습 그대로 재봉틀을 돌리는 어머니. 오래된 동네의 시간은 느리지만 오래오래 흘러가지 않을까.

 

 

▶ 다시 희망을 꿈꾸는 부부의 젓갈 파스타 

규암마을을 좀 더 걸어보기로 한 배우 김영철은 ‘젓갈 파스타’를 파는 가게를 발견한다. 1년 전 규암에 둥지를 튼 젊은 부부는 부모님의 젓갈 가게에 도움이 되고자 육젓, 갈치속젓 등 다양한 젓갈과 파스타의 절묘한 조합을 찾아냈단다. 매사에 열심인 젊은 부부에겐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5년 전, 아팠던 아이의 두 번째 생일도 함께 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야 했던 것. 부여를 떠나고도 싶었지만, 추억이 가득한 이곳에서 아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었단다. 멋진 꿈을 품고 다시 희망을 꿈꾸는 젓갈 파스타 부부를 만나본다.

 

 

▶ 부여 시골 떡과 커피를! 떡 방앗간 카페 

쌀농사를 많이 짓는 칠산리를 걷던 배우 김영철. 사방이 논 밖에 없는 시골 한 복판에 눈에 띄는 방앗간 카페가 있다. 커피를 시키면 충청도 전통 떡을 서비스로 주는 이 카페의 주인은 10년 전 귀촌한 부부. 사업이 어려워진 부부는 어쩌다 시골 방앗간 주인이 되었고, ‘에어컨 그늘 아래 컴퓨터로만 일했던 벌인가’ 싶을 정도로 하루 18시간씩 일을 했단다. 쉴 틈 없이 살던 부부는 늦기 전,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었고 전통 떡을 만드는 일은 그대로 두고 카페를 열었다는데. 배우 김영철은 충청도 전통 떡인 쇠머리찰떡과 팥 커피를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느낀다. 

 

 

▶ 송정마을 어머니들의 인생 동화책 

강을 따라 지나다 보니 송정마을에 닿은 배우 김영철.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진 담장을 따라 걷다 그림을 그리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알고 보니 모두 그림책을 그린 작가란다. 평생을 호미 들고 살다가 색연필을 쥐게 된 어머니들. 어렵고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자식들과 복작복작 살던 그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들의 그림책은 ‘나 시집오던 때’로 시작한다. 모든 사람은 한 권의 책이라 했던가. 다채로운 어머니들의 그림책이 이를 설명한다. 1인 관객 김영철과 작가 어머니들의 팬미팅 현장을 만나본다.

 

 

▶ 자식을 향한 그리움으로 짓는 홍산 모시 

모시가 많이 생산되는 충청도의 팔읍을 일컫어 저산팔읍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부여 홍산은 가장 큰 모시전이 열려 인산인해를 이루었단다. 당시엔 모시 짜기가 직업일 만큼 많은 사람이 했지만 이젠 어머니 두 분만 남았다. ‘밤 12시 전에는 자본 역사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임 어머니는 시집온 지 5년 만에 남편을 잃었다. 홀로 형제를 키우기 위해 남들은 한 필을 짤 때, 두 필의 모시를 짜야만 했던 질곡의 세월. 그럼에도 어머니는 아이를 키우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모르셨단다. 그렇게 귀하게 키운 두 아들을 모두 가슴에 묻으셔야 했던 어머니는 그리움에, 슬픔에 여전히 모시를 놓지 못하신단다. 홍산의 작은 방에는 아직 모시를 짓는 어머님이 계신다. 

 

1500년 전, 태평성대를 꿈꿨던 백제의 땅, 충남 부여. ‘백제의 미소’처럼 순하고 보드라운 이웃들의 이야기는 7월 3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29화 온화하다 그 미소 – 충남 부여] 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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