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짬짬이 여행

'두물머리' 세미원의 겨울 - 늦은 겨울의 쓸쓸한 행복을 느껴보세요.

by multimillionaire oz 2020. 2. 26.
반응형

바람이나 쐬자 하고 두물머리를 찾았다가 세미원을 들렀습니다.

두물머리는 바람 쐬러 자주 다녔는데 세미원은 언젠가는 가봐야지 하면서도 발길이 안 닿더니 두물머리 주차장이 주인이 바뀐 건지 사람이 많이 찾아오니 욕심이 난 건지 주차장 요금이 시간제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료 주차장을 찾다가 양평 가는 육교 다리 밑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가니 바로 세미원이 보여서 들어갔어요. 겨울 막바지의 세미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겨울에는 볼 것이 없어서인지 입장료도 1,000원 할인해 주더군요. 진짜 겨울의 세미원은 볼 것은 별로 없습니다. 겨울에 풍경도 그런대로 멋스럽긴 하지만 사진을 보면 푸릇푸릇한, 생기가 도는,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수련들이 피면 한없이 아름다울 세미원의 늦겨울의 쓸쓸한 기쁨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열수주교(烈水舟橋) : 배다리

배를 여럿 이어 만든 다리입니다. 정조 임금께서 부친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러 가실 때 한강에 설치되었던 배다리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정조께서는 양주에 있던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부로 이전하고 능호를 현릉원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매년 한강에 배다리를 설치하여 현릉원을 참배하였는데 이를 위해 다산 정약용 선생 등이 참여하는 주교사(舟橋司)를 설립하여 배다리를 건설하고 관리하게 하였습니다. 이곳 열수주교에는 정조 임금의 효성과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기리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은근히 출렁이는 배다리에서 그동안 가슴속에 품고만 있었던 말을 고백해보세요. 배다리처럼 살포시 흔들리는 곳에서는 심장이 더욱 활발해져 고백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속으로만 좋아했던 마음, 사과하고 싶었던 마음 등을 표현해보세요. 그리고 더욱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시기를 바랍니다. 

약속의 정원 세한정(歲寒庭)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유배생활 중에 제자 우선 이상적 선생에게 그려준 세한도를 공간에 펼쳐 정원으로 조성하였습니다. 세한정 내에 위치한 송백헌(松柏軒)에는 세한도와 함께 추사와 제자의 초상화 그리고 추사 선생의 생애와 삶의 역정을 보여주는 그림 11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곧고 의리 있는 제자에 대한 믿음과 유배로 인한 상처와 외로움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세한도의 뜻을 구현한 세한정은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다짐하는 약속의 정원입니다. 사은례(謝恩禮)를 통해 예의를 배우며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열대수련연못과 물 관련 문화재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수련과 호주 수련을 볼 수 있습니다. 수련(睡蓮)은 꽃잎이 낮에 활짝 벌어졌다가 밤에 오므라들기에 잠자는 연꽃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에 용두 당간, 풍기대와 측우기, 청화백자 운용 문병, 용준, 정병 등 각종 문화재를 본뜬 분수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용두 당간 : 용머리 모양의 당간. 당간(幢竿)은 한국 사찰에 설치되었던 시설물로, 사찰의 입구에 세워 법회나 기도 등의 행사가 있을 때나 불전을 장엄하게 하기 위하여 당(幢)이라는 이름의 기를 내거는 기둥.      *청화백자 운용 문병 : 보물 제786호로 지정된 조선시대의 백자

*정병 : 원래는 인도에서 승려가 여행을 할 때 밥그릇이나 의복과 함께 메고 다니던 물병에서 유래하였는데, 점차 부처님 앞에 깨끗한 물을 바치는 물병의 뜻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병에 들어 있는 감로수(甘露水)를 통해 모든 중생들의 목마름과 고통을 덜어준다고 하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정병은 자비의 상징입니다.      *용준 : 술을 담는 그릇으로 용준은 왕의 어주를 담는 데 사용하며 항아리 모양에 2마리 용이 새겨져 있습니다.

*풍기대 : 바람의 방향을 살피는 기후관측기구      *측우기 : 비의 양을 재던 기구

 

엄마의 정원

김명희 작가님이 "엄마의 정원"을 만들어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 하면 왠지 가슴이 찡해지죠? 우리를 위해 희생만 하신 엄마들의 모습입니다. 그런 엄마를 한번 만나보시죠.

홍련지

연의 뿌리는 물속의 흙바닥에 자리 잡고, 줄기는 물속에서 올라오며, 잎과 꽃은 물 바깥으로 나와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생식물 중에서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연잎은 작은 것은 데쳐서 쌈을 싸 먹기도 하고, 큰 것은 밥이나 고기를 싸서 찌면 연의 은은한 향기가 배면서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연꽃이나 연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연밥에서 나온 씨를 연자라고 하는데 연근부터 연자까지 버릴 것이 없이 음식에 쓰입니다. 연꽃은 7∼8월에 피고 홍색 또는 백색이며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리고 지름 15∼20cm이며 꽃줄기에 가시가 있습니다. 홍련지에는 발그레한 홍련이 많습니다. 세미원에서 연꽃은 6월 하순경에서 8월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백련지白蓮池

흰색 연꽃이 피는 연못입니다. 7월부터 8월 초순까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백련지를 가로지르는 눈 덮인 일심교는 통행금지라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검은 잉어 연못

이 연못엔 검은 잉어들이 많은데 검은 잉어에 관한 유래가 있습니다. 조선 중종 때 충북 청주에 살던 경연이라는 소년의 아버지가 큰 병을 얻자, 아버지가 먹고 싶다는 생선을 구하기 위해 한겨울에 호수로 헤엄 쳐들어가 잉어를 잡았는데 검은 잉어였다고 합니다. 이 곳엔 흰색의 백련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백련은 연꽃의 청정함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연못을 가로질러 걸어볼 수 있게 돌로 만든 다리인 ‘일심교(一心橋)’는 좁고 위험할 수 있기에 일방통행을 지켜주세요! 연못에 빠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이용하시면서 검은 잉어를 발견해보세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당신께는 보여줄 수도 있을 테니까요. 검은 잉어 연못과 페리 기념 연못 사이에는 철길에 쓰였던 침목으로 조성한 침목 길이 있습니다. 침목 길을 걸으면서 발끝에 닿는 느낌에 집중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빅토리아 연못

빅토리아 수련은 수련 중 최고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잎과 꽃을 자랑합니다. 꽃의 크기가 지름 30~40cm로 거대하고 잎은 보통 지름 1~2m 사이로 자라며, 최고 3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씨앗의 크기는 보통 연꽃보다 작아서 콩 만합니다. 아마존이 원산지인데 1836년 영국 식물학자 존 린들리가 아마존 강에서 발견하여 영국에 전시하면서 서양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빅토리아 여왕 즉위를 기념하여 빅토리아 수련이라 불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 수련 중 가장 인기 있는 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련은 3일 동안만 피는데 첫날은 희게, 둘째 날은 분홍색으로 피며, 마지막 날 만개합니다. 국내에서는 큰 수련 테마 전시장이나 수련 축제장 등에 가야 볼 수 있는 희귀종으로 세미원의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장독대 분수

이곳은 한강물이 더욱 맑아지기를 기원하는 제단을 상징합니다. 한강에서 끌어온 물은 365일을 상징하는 항아리를 통해 솟아오릅니다. 왜 항아리로 분수를 만들었을까요? 옹기항아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기가 통하는 도자기입니다. 그래서 숨 쉬는 도자기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음식 하면 김치죠. 바로 이 김치처럼 좋은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살아있는 발효식품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옹기의 덕택입니다. 옹기들이 모여 있는 장독대는 우리 음식의 기본이 되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여러 가지 장을 오래 동안 담아 숙성시키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어머니의 어머니, 할머니의 할머니들께서 새벽마다 정화수를 떠서 올려놓고 자식이 건강하고 잘 되기를 하늘에 빌었던 신성한 곳이기도 합니다. 저기 중앙에 큰 바위를 보세요. 뭐 같아 보이세요? 장독대 위에 정화수(井華水) 떠 놓고 아들, 딸들이 잘 되기를 비는 어머니 모습 같지 않나요? 옛날부터 삼월 삼짇날에 남한강 북한강 두 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의 강심수(江心水)를 떠놓고 나라의 안녕과 자손들이 잘 되기를 빌었다고 합니다. 할머니, 또 그 위 할머니들께서 장독대 앞에서 두 손 모아 빌고 또 빌던 의미를 담아 그 전통과 역사를 따라 장독대를 만들고, 숨 쉬는 옹기들 속으로 한강물이 힘차게 솟구치게 하여 생명이 넘치는 물, 살아 숨 쉬는 깨끗한 물로 만들겠다는 경기도민과 양평군민들의 의지를 담아내었습니다.(참고: 세미원 미리 보기)

파고라의 주련(柱聯)

장독대 분수 옆에 관람객들께서 쉴 수 있는 파고라가 있습니다. 파고라의 기둥에 주련이 적혀있는데 주련(柱聯)이란 기둥이나 벽에 장식 삼아 세로로 써서 붙이는 글씨를 말합니다. 한(漢) 나라의 청동거울에 새겨진 글을 추사 선생께서 임서 하신 것을 본떴습니다.

風雨時節五穀熟 多賀君家受大福 풍우시절오곡숙 다하군가수대복

오곡이 무르익는 좋은 시절에 귀댁에 만복이 드시길 기원합니다.

作吏高遷車生耳 壽如金石宜福貴 작리고천거생이 수여금석의부귀

관리가 되어 지위가 높아지면 재물이 생기듯 수명도 마땅히 쇠와 돌과 같이 부귀하시길 빕니다.

聖人周公魯孔子 漆書之始自有紀 성인주공노공자 칠서지시자유기

주공과 공자께서는 칠서의 시작으로 실마리를 잡아 틀을 세우셨다.

*칠서(七書) : 사서와 삼경,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경, 서경, 역경

巧工刻之成文章 長宜子孫宜酒食 교공각지성문장 장의자손의주량

아름다운 기술로 아로새겨 좋은 문장이 이어지니 자손이 번성하고 풍족해지다.

左龍右虎順陰陽 長樂無極大吉相 좌용우호순음양 장락무극대길상

좌우에 용과 호랑이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좋은 일이 가득하길 빕니다.

페리 기념 연못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 ‘페리 슬로컴’ 선생이 기증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그를 기념하여 페리 기념 연못으로 부릅니다. 그가 보내온 연은 페리 선생이 손수 개발한 품종입니다. 아마 올여름에도 푸르른 연잎이 페리 연못을 가득 덮을 것입니다. 페리 연못에는 돌 거북이 두 마리가 있어요. 그 돌 거북이 두 마리를 동시에 바라보세요. 온갖 묘한 상념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페리 기념 연못은 연꽃이 만발할 때 무척 아름답습니다. 가늘고 곧게 뻗은 줄기 위에 봉긋하게 솟은 연꽃 봉오리와 우산을 펴 놓은 듯 넓은 연잎이 다양하게 뒤섞인 연못 한복판에는 둥그스름한 돌탑과 작은 3층 석탑이 어우러져 더욱 멋을 풍깁니다. 페리 기념 연못의 정자에는 삼 세계 효지가(三世繼孝之家)라는 글귀가 적혀있는데 ‘삼대가 효를 이어가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세족대(洗足臺)

발을 씻는다는 의미로 탁족(濯足)이라고도 합니다. 탁족이란 전통적으로 선비들의 피서법이라 할 수 있는데 선비들은 몸을 노출하는 것을 꺼려서 발만 산간계곡물에 담갔던 것입니다. 한편 발바닥은 온몸의 신경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발만 물에 담가도 온몸이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으며 몸의 활성산소를 일으키는 음전하가 흐르는 물을 통해 빠져나간다는 사실도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에어컨과 같은 기구로 더위를 쫓기보다, 자연 속에서 더위를 잊는 탁족은 참으로 선비다운 피서법입니다. 또한 이것은 정신 수양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선비들은 산간 계곡에서 탁족을 함으로써 마음을 깨끗하게 씻기도 하였답니다. 겨울에는 세족을 할 수 없어서 인지 세족대에 물 마저 말라있네요. 세족대에 물이 흐를 때 걷다가 지친 발을 세족대에 담그시면 피로가 말끔히 가실 것 갔네요.

세심로(洗心路) : 마음을 씻는 길

바닥에 빨래판이 깔려 있습니다. 한강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길을 걷다가 잠시 멈춰 눈을 감고 느껴보세요. 바람이 뺨에 닿는 느낌과 주위를 감싸고 있는 소리들을 느껴보다가 살며시 눈을 떠 주변을 바라보세요. 이전에 보던 풍경과 사뭇 다르지 않나요? 빨래판 길과 더불어 정병분수, 사랑의 연못까지 천천히 둘러보며 탁 트인 강변을 걷는 맛이 일품입니다. 시름과 걱정이 있다면 물소리에 맡겨 흘려 놓아 보내세요. 저 기린은 왜 저기에 서 있는 걸까요? 생경하게...

사랑의 연못

프랑스 화가 모네의 그림 ‘수련이 가득한 정원’을 참고하여 만든 ‘사랑의 연못’은 천주교 살레시오 수도회와 대한불교 조계종 용문사,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이 사랑의 마음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사랑의 연못에 모여진 동전은 아프리카 말라위 돈보스코 기술학교 설립 및 농업학교 건립을 위해 쓰여진다고 합니다. 사랑의 연못에 여러분의 사랑을 듬뿍 담아 주세요.

 

참고: 세미원 미리 보기

댓글